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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에도 한은 금리 2.75% 동결. 인플레보다 환율이 더 무서웠다

인베스트 라운지 2025. 4. 1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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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관세폭탄을 던지자, 전 세계 금융시장이 뒤흔들렸다.
글로벌 공급망은 다시 얼어붙었고, 원-달러 환율은 1,480원을 돌파하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불안한 세계경제의 한복판에서 한국은행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기준금리 2.75%, 그대로 동결.

“경기가 나쁜데 왜 금리를 내리지 않았을까?”
당연히 인하할 줄 알았던 시장의 기대는 무너졌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한은이 진짜 두려워한 건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환율’이었다.

이창용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의 금리동결 의결
이창용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의 금리동결 의결

2. 배경 설명 – 트럼프 관세의 파급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단순한 보호무역주의가 아니다.
그건 글로벌 무역질서를 통째로 흔드는 경제적 지진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은 한국(25%), 일본(24%), EU(20%) 등 주요 교역국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전격 발표했고,
중국에는 무려 145%의 관세 폭탄을 던졌다.
이는 단순히 한두 품목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 공급망을 강타하는 전면전이었다.

이러한 관세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다.
당연히 환율 시장이 가장 먼저 요동쳤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원-달러 환율은 1,484.10원까지 치솟았다.
이 수치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1,496.50원) 이후 무려 16년 만의 최고치다.

문제는 이 환율 상승이 단발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잠깐의 유예 조치로 1,420원대로 내려왔다가도,
시장에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면 언제든 1,500원 돌파도 가능한 상황.
통화당국은 '수준'보다 '변동성'을 더 경계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출렁이는 환율은 한은의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3. 한은의 금리 동결 결정 – 배경과 맥락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흐름은 빠르게 진행됐다.
10월, 11월 연속 인하, 그리고 올해 2월에도 0.25%포인트 추가 인하로,
한은은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의 방향을 분명히 낮췄다.

그런데 이번 4월 회의에서는 그 흐름이 ‘멈췄다’.
시장은 고개를 갸웃했다. 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겉으론 “지켜보겠다”지만, 그 안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다.

첫 번째는 환율 리스크다.

기준금리를 더 내리면 금리 차를 좁히기 위해 외국 자본이 이탈하고,
이는 곧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결국 전체 소비자물가까지 불안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한은이 지금 가장 경계하는 건 인플레이션 그 자체가 아니라,
환율로 인한 수입 인플레다.

두 번째는 가계대출 증가세다.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고,
2월 한 달에만 5대 은행 가계대출이 3조 원 이상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낮추면 부동산 투기를 자극할 수도 있다.
부양보다 안정이 필요한 시점, 한은의 선택은 ‘일단 멈춤’이었다.

세 번째는 미국 연준(Fed)의 행보다.

현재 미국도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이다.
연준보다 앞서 금리를 내리는 건 자칫 국제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금리차가 더 벌어지면 원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외환시장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
한은으로서는 Fed의 결정 없이 선제적 인하를 감행하기엔 부담이 큰 것이다.

결국 이번 동결은

고환율 방어 + 가계부채 억제 + 국제 정책 균형
이 세 가지를 동시에 고려한 정교한 '속도 조절' 전략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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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 경제의 현재 상황 요약

지금 한국 경제는 ‘성장보다 생존’이 우선인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스스로 인정했듯,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예상보다 부진했고,
2월 기준 1.5%로 낮췄던 연간 성장률 전망치마저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수출은 여전히 통상 여건의 불확실성 속에 휘청이고 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발표에 중국과 EU가 보복 대응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교역 환경은 냉각 중이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직격탄이다.

내수 사정도 좋지 않다.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소비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다.
부동산·고용·소비 전반에 '정책 리스크'가 그림자처럼 드리운 상황.

이런 흐름 속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2025년 경제성장률을 0%대까지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 JP모건: 0.7% 성장 예상
- 씨티은행/CE: 0.9% 성장 전망
- 모건스탠리: 1.0%로 하향
- 노무라증권: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가능성까지 경고

한은도 이를 부정하지 않고 있다.
5월 금통위에서 성장률 전망을 ‘크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는 곧,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의 명분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5. 인하를 못 한 이유 – 인플레보다 더 무서운 변수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진짜 이유는
"경기가 나쁜데 왜 금리를 안 내리냐"는 단순한 질문에
‘더 무서운 것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복합적인 답을 내놓은 셈이다.
그 구체적인 변수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1) 환율 리스크 – 금리 인하는 곧 원화 약세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환율이다.
금리를 인하하면 국내 금리 메리트가 줄어들어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간다.
그 결과 원화 가치는 하락하고, 달러 강세 →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치솟았던 것,
그 자체가 한국은행에게는 **'금리를 쉽게 내릴 수 없는 신호'**였다.
환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시장의 공포 수준을 반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2) 물가 불안 –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로 전이

환율이 오르면 달러로 수입하는 원자재, 에너지, 식료품 가격이 동반 상승한다.
이는 곧바로 수입물가 상승 → 생산비 증가 → 최종 소비자물가 자극이라는 연쇄작용을 낳는다.

지금처럼 내수도 죽고, 수출도 막히는 상황에서 물가까지 튀면,
한은은 물가도 못 잡고 경기부양도 못 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래서 환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수입발 인플레이션’은 매우 위협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3) 가계부채 – 인하가 불러올 투기 과열 우려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살리고 싶겠지만,
동시에 부동산과 가계부채라는 화약고 위에 서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미 2월 가계대출은 5대 은행 기준 3조 원 이상 증가,
3월에도 다시 1조7000억 원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규제 완화 조치가 겹치면서
서울 집값이 들썩이고, 대출 수요가 자극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내리면?

자칫 대출이 다시 폭증하고, 금융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
이건 단순히 통화정책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리스크로 연결되는 문제다.

요약하면?
지금 한은은 경기 부양의 명분은 충분하지만,
환율, 물가, 가계부채라는 3중 리스크에 발이 묶인 상태다.
"금리를 내리는 것보다, 유지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는 보수적 판단이
이번 동결의 핵심이다.

6. 향후 전망 – 5월엔 인하할까?

지금 시장의 가장 큰 질문은 하나다.
“5월에는 과연 한은이 금리를 내릴까?”

현재 흐름만 놓고 보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충분히 살아 있다.
그 키를 쥔 건 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국내 경기지표들이다.

🇺🇸 Fed가 먼저 움직일까?
우선 미국 연준의 5월 FOMC 회의 결과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나온 신호는 ‘당분간 동결’.
제롬 파월 의장은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고수하며
성급한 금리 인하엔 선을 그었다.

따라서 미국이 움직이지 않는 한, 한국도 선제 인하는 부담이다.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지면 자본유출과 환율 불안이 가중되기 때문.

하지만 연준이 5월 이후 인하 신호를 명확히 주게 되면,
한은도 발맞춰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추경과 정치, 그리고 성장률

국내적으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시기와 규모가 또 다른 변수다.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함께 맞물리는 시점이
금리 인하의 ‘타이밍’이 될 수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변수다.

탄핵 이후 일정 부분 안정되긴 했지만, 조기 대선을 앞두고 다시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금리 결정은 ‘경제심리’를 반영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건 1분기 실질 성장률 수치다.

현재로선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으며,
한은도 5월 경제전망 수정 시 1.5%보다 더 낮은 수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률 쇼크 → 금리 인하 압박은 거의 정해진 수순이다.

정리하자면?

- 미국이 먼저 움직이면, 한국도 인하 가능성↑
-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이 나오면 인하 명분은 완벽
- 환율이 1,400원대 초반에서 안정되면 부담 해소

즉, ‘5월 인하 유력’하지만 단 하나, 환율만 예외다.
환율이 다시 요동친다면 한은은 또 멈출 수 있다.

7. 마무리 – 인플레보다 더 무서운 것

사람들은 묻는다.
“경기가 이렇게 나쁜데, 왜 금리를 안 내리는 거지?”

하지만 지금 한국은행이 마주한 현실은 단순한 **‘경기 부진’**이 아니다.
고환율, 대외 불확실성, 가계부채, 정치 리스크, 수출 둔화
이 모든 요소가 얽히고설킨 복합 위기 상황이다.

지금 한은이 진짜 두려워하는 건 '물가'가 아니라 '시장의 불안정성'이다.
- 환율이 한 번 더 튀면 외환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고,
- 가계부채가 폭증하면 금융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단순한 통화정책 선택이 아니다.
한은이 택한 건 ‘시장 심리 관리’라는 고난도 줄타기다.

경제는 숫자보다도 ‘심리’에 더 예민한 생물이다.
기대가 무너지면 투자가 멈추고, 불안이 커지면 돈은 도망친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시장의 기대를 읽고, 불안을 눌러야 하는 심리전문가이자 심판자가 된다.

이번 동결은
“아직은 위험하다. 인하할 타이밍은 다음에 올지도 모른다”는
절제된 신호다.

그리고 그 신호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되느냐에 따라,
5월의 결정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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